우리 몸은 오랜 진화의 역사 속에서 철저하게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된 놀라운 시스템이다. 생존을 위해 한정된 대사 에너지를 가장 최적의 장소에 분배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기능은 과감히 줄이고 지금 당장 자주 쓰는 기능은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끊임없이 신체 내부를 적응시킨다. 이러한 신체의 고유한 에너지 절약 전략은 먹을 것을 구하기 힘들고 늘 굶주림에 시달려야 했던 과거 원시 시대의 거친 생존 환경에서는 엄청난 무기였다. 불필요하게 밖으로 새어나가는 에너지 낭비를 완벽하게 막아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풍요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이러한 인체의 뛰어난 효율성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독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전체적인 신체 활동량이 과거에 비해 극도로 줄어든 현대적인 생활 방식 속에서, 이러한 생리적 적응 특성은 심각한 근육 감소를 유발하는 가장 핵심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운동 생리학에서는 이처럼 몸을 쓰지 않아 특정 조직과 세포가 점차 퇴화하는 현상을 공식적으로 ‘비사용 위축(disuse atrophy)’이라고 부른다. 기계도 오랫동안 가동하지 않고 세워두면 녹이 슬고 망가지듯이, 우리 몸 역시 일정 수준 이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근육을 스스로 지워나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하루 중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의 뇌와 신체는 그 고요한 상태를 정상적인 기본값으로 인식하게 되며, 결국 몸을 지탱하는 근육들을 더 이상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위험한 생리적 결정을 내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