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열심히 땀 흘려 만들어낸 근육은 가만히 내버려 둔다고 해서 저절로 모양과 부피가 유지되는 저축성 자산이 결코 아니다. 근육은 걷기, 계단 오르기, 무거운 물건 들기 같은 일상적인 역동적 움직임을 통해 외부로부터 지속적인 물리적 자극을 받을 때만 겨우 현재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 우리의 신경계와 세포들은 실시간으로 감지되는 mechanical 스트레스를 바탕으로 신체 구조를 매일 리모델링하기 때문이다. 일상 속의 아주 사소하고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근육 내부 세포들은 ‘아직 내가 살아 움직이며 쓸모가 있구나’라고 판단하고 일정 수준의 크기와 대사 활동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로든 하루 총활동량이 급격하게 줄어들면, 몸은 즉각적으로 과감한 구조조정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더 이상 거대한 근육 크기와 강력한 힘을 굳이 유지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때 인체는 철저히 에너지를 아끼는 극도의 절약 모드로 전환되며, 세포 내 근육 단백질을 분해하여 점차 부피를 감소시키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근육이라는 조직은 아무런 일을 하지 않고 가만히 숨만 쉬고 있는 휴식 상태에서도 막대한 칼로리를 끊임없이 소모하는 대표적인 ‘에너지 하마’이기 때문이다. 만약의 비상사태를 대비하여 최대한 체지방을 축적하고 에너지를 아끼려는 신체의 입장에서는, 평소에 쓰지도 않으면서 영양소만 많이 먹어 치우는 골칫덩어리 근육을 가장 먼저 제거 대상으로 삼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생리적 선택이다.